삽화 여행(illustration of memory)
[Essaouira] 에싸위라, 햇살 좋은 오후
jamstone
2017. 2. 6. 21:47
삽화 여행: 모로코, 에싸위라
(에싸위라, 9.5*14.5, 둥근펜)
모로코 남쪽 지방의 작은 해변 마을 '에싸위라'입니다.
한국에 비하면 훨씬 따뜻하지만 길고 더운 여름에 비해 겨울이 짧은 이곳에서는 대부분 건물마다 난방시설이 없습니다.
2월이면 한낮에는 반팔을 입어도 좋을만큼 따뜻하지만 해가 떨어지고 나면 발가락이 시릴 정도로 추워지기도 합니다.
아침이 되어 해가 떠오르기 시작하면 이불을 모두 꺼내어 옥상 빨래줄에 널어두고 볕이 잘드는 곳에 자리를 잡고 앉습니다.
바람에 실려있는 진한 내음과 쉴새없이 날아다니며 소란을 떠는 갈매기들이 덕분에 바다가 가깝게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멀리 보이는 누군가의 집 옥상에도 고양이가 볕을 쬐며 세상 모르게 잠을 잡니다.
평소라면 일부러 피해다녔을 햇살이지만 이때만큼은 더할 나위 없이 고맙고 포근하게 느껴졌습니다.
필요할때만 찾는 변덕스러움이 더 문제인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손을 뻗기만하면 닿을 수 있는 가까운 곳에 있음에도 늘 곁에 있어서 때론 그 소중함을 잊고 살기도 합니다.
지금 내 곁에는 누가, 무엇이 가깝게 있는지 한번 손을 내밀어 볼까요?